'끝판왕' 오승환도 그라운드와 작별…1982년생 황금세대 '역사 속으로'
한국 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린 1982년생들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82년생 황금세대 중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남아있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마저 2025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삼성 구단은 지난 6일 오승환이 2025시즌을 마친 뒤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오승환은 지난 주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유정근 라이온즈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1982년생 '황금세대' 중 가장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남아있었으나 은퇴를 결심했다.
프로야구가 6개 구단 체제로 출범한 1982년은 차후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끈 스타들이 대거 태어난 해다.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김태균이 5월에 태어났고,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6월 세상의 빛을 봤다. 7월에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인 타자로는 가장 화려한 성적을 남긴 추신수와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탄생했고, 10월에는 한국 최고의 2루수로 활약한 정근우가 세상과 만났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2001년 각각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눈부신 커리어를 쌓아올렸다.
롯데의 '심장'이나 다름없었던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통산 19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374홈런 1425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010시즌에는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어냈고, 그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타율·타점·홈런·득점·안타·출루율·장타율) 타이틀을 독식해 타격 7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KBO리그 경력을 한화에서만 쌓아올린 김태균은 통산 20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의 기록을 남겼다.
오승환과 정근우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택했고, 2005년 대졸 신인으로 나란히 프로 무대를 밟았다.
데뷔 첫 해인 2005년 전반기 막판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오승환은 통산 737경기에서 427세이브, 19홀드, 44승33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세이브를 넘긴 선수는 오승환이 유일하다. 오승환이 2006년, 2011년 세운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47세이브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2010년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왕조의 주축으로 활약한 정근우는 이후 한화, LG 트윈스를 거치며 KBO리그 통산 1747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02, 121홈런 722타점 31도루 1072득점을 작성했다.
이들 중 정근우를 제외하고는 해외 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이대호는 2012~2015년 오릭스 버펄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치며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누볐고, 2016년에는 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했다.
2013시즌을 마친 뒤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오승환은 두 시즌 동안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2016~2018년에는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쳤다.
김태균은 2010~2011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몸 담았다.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하고 곧장 미국으로 떠난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MLB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활약한 추신수는 MLB에서 16시즌을 뛰며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961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작성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3할-20홈런-20도루(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를 기록했으며 호타준족의 잣대로 평가 받는 20홈런-20도루는 통산 3차례(2009년·2010년·2013년) 달성했다. 2018년 한국 선수 최초로 올스타에 뽑혔고,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타점(782개), 한국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추신수는 2021시즌을 마친 뒤 SSG와 계약하며 전격 KBO리그행을 택했고, 4시즌을 뛰었다.
한국 야구는 이들 황금세대를 앞세워 전성기를 누렸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위를 차지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써냈다. 2009년 WBC에서는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고, 2015년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국과 해외 리그를 호령하던 이들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하나씩 유니폼을 벗었다.
김태균은 2020시즌 막바지 은퇴를 선언했고, 2021년 은퇴식을 치렀다. 정근우는 2020시즌 종료 뒤 은퇴를 선언했다.
미리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는 2022시즌 은퇴 투어를 거쳤고, 롯데의 영구 결번 선수로 남았다.
SSG에서 4년을 뛴 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그는 SSG 구단주 보좌역으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여기에 만 43세가 된 올해까지도 현역으로 남았던 오승환이 은퇴를 발표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령 선수였다.
오승환이 은퇴하면서 1983년 2월생인 고효준이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야수 중에서는 1983년 12월생인 최형우가 최고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