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류현진 前 동료, 40세에 생애 첫 끝내기 홈런 쾅! '터너 타임'은 현재진행형…'클러치 본능' 살아있네
40세의 나이에도 '터너 타임'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카고 컵스 저스틴 터너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 대타로 출전했다.
컵스는 1점 차로 앞서던 상황에서 9회 초에 마무리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가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3-3 동점으로 9회 말을 맞이했다. 좌완 키건 에이킨이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선두 타자 댄스비 스완슨이 3루수 조던 웨스트버그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에 컵스 벤치는 좌타자 마이클 부시의 타석에 터너를 대타로 투입했다. 그리고 터너는 에이킨의 초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좌중간으로 날아간 타구는 리글리 필드의 하늘을 지나 관중석에 떨어졌다. 시즌 3호 투런 홈런.
터너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 터지며 컵스는 5-3으로 이겼다. 블론세이브를 저질렀으나 터너 덕에 시즌 첫 승리를 수확한 팔렌시아는 홈으로 들어온 터너를 안아 번쩍 들어 올리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컵스는 시즌 65승(46패)째를 수확하며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순위표 선두 자리를 지켰다.
터너는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LA 다저스에서 뛰던 당시 팀 동료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맹활약하는 '클러치 히터' 본능 덕에 '터너 타임'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늦은 나이에 기량을 만개한 '대기만성'의 표본이기도 하다. 볼티모어와 뉴욕 메츠 시절 터너는 평범한 백업 내야수였다. 4시즌 통산 홈런은 8개에 불과했다. 2013시즌 후 메츠를 떠났고, 내야 보강이 필요하던 다저스에 합류했다.
그리고 타격폼 교정이 대성공을 거두며 터너는 29세의 늦은 나이에 처음 주전으로 도약했다.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7홈런 43타점 OPS 0.897로 맹활약해 다저스의 '히트 상품'이 됐다.
터너는 2022시즌까지 다저스에서 '롱런'하며 통산 1,075경기 타율 0.296 1,088안타 156홈런 574타점 OPS 0.865를 기록했다. 2020년 월드 시리즈에서는 6경기에서 타율 0.320 2홈런 OPS 1.066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22년 만의 우승을 견인했다.
다저스를 떠난 후로도 터너는 현역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올해 컵스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40세의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타율 0.217 3홈런 15타점 OPS 0.617로 부진하다.
그럼에도 피에 새겨진 '클러치 본능'은 죽지 않았는지 이날 결정적인 홈런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터너 타임'은 끝나지 않은 듯하다.
재밌는 사실은, 클러치 상황에서 그리도 강했던 터너가 이날 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끝내기 홈런은 쳐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데뷔 17년 차, 40세 253일의 나이에 처음 나온 기록이었다.
MLB 역사상 터너보다 늦은 나이에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194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투수 머리 딕슨 1명뿐이다. 딕슨은 1958년 5월 27일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41세 278일의 나이에 첫 끝내기 홈런을 쳤다. 공교롭게도 딕슨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은 팀도 볼티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