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질주 ‘안경에이스’ “강해진 롯데, 우리가 증명해야죠”
“달라진 롯데, 우리가 증명해야죠.”
이제는 ‘믿고 보는’ 안경에이스다. 우완 투수 박세웅(롯데)이 힘찬 피칭을 선보였다.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8피안타 3실점(3자책)을 기록, 승리(9-3)의 발판을 마련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볼넷 1개를 내주긴 했으나 탈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어느덧 시즌 11승(6패)째. 국내 선수 가운데 다승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타선의 화끈한 득점지원이 이어졌다. 3회까지 매 이닝 3득점씩을 올렸다. 투수 입장에선 큰 힘이 됐을 터. 박세웅은 “초반에 점수가 많이 나다 보니, 마운드 위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려 노력했다. “상대 팀에게 만회점을 일찍 줘버리면 분위기가 빨리 넘어갈 수 있지 않나. 포수 (유)강남이형과도 ‘1~3회 최대한 집중해서 막아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후반기 들어 다시 쾌속질주다. 3경기 연속 QS를 신고했다. 시즌 초반 보였던 묵직한 구위가 되살아났다. 박세웅은 올 시즌 5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9경기서 8승(1패)을 거두며 포효했다. 하지만 이후 8경기서 1승5패 평균자책점 9.84로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다. 올스타 휴식기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박세웅은 “(예년과) 똑같이 보냈다”면서도 “시즌 중반 안 좋은 경기들이 많았다. 나름 열심히 준비를 했던 부분이 결과로 조금씩 나오는 듯하다”고 밝혔다.
볼 배합의 변화가 눈에 띈다. 박세웅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볼 배합이 한 쪽에 국한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너무 직구, 슬라이더 위주로 가는 것 같아 중간 중간 커브, 포크볼도 던지고 있다. 여러 구종들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놀다 보니 조금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선 2경기서 커브의 비중을 10% 중후반까지 올렸다. “효과 여부를 떠나, 일단은 구종의 다양성을 가져갔을 때 결과가 좋으니 계속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경신이 머지않았다. 박세웅은 2017시즌 12승(6패)을 마크한 바 있다. 박세웅은 “올해 유독 승운이 좋다. 그만큼 팀이 많이 이겼다는 의미니 그 부분에 있어 더 기분이 좋은 듯하다”고 웃었다. 토종 다승 1위에 대해선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점수를 안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의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17시즌 롯데는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시즌이 많이 남아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 롯데가 강해졌다는 걸 우리가 증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