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과 헌정 세리머니 그리고 눈물’, 손흥민을 위한 6만 관중의 화답
손흥민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했다.
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손흥민이었으나 이날 경기를 앞둔 의미는 달랐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직접 말했다.
그는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하면서 이룰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생각한 게 컸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이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 그때”라면서 “10년 전 처음 (토트넘에)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 남자가 돼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 고향 같은 팀을 떠나는 게 어렵지만 멋지게 작별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토트넘 손흥민의 국내 마지막 경기이자 어쩌면 토트넘 소속으로도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뉴캐슬전. 매순간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이날 킥오프 전 시축은 손흥민과 절친한 사이인 배우 박서준이 맡았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손흥민 선수의 긴 토트넘 여정에 밤잠을 많이 설쳤다”며 “즐거웠고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박서준의 시축이 끝나자, 손흥민은 포옹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토트넘 득점 순간에도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전반 3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브레넌 존슨은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하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존슨을 향해 환히 웃으며 그를 번쩍 안아 올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도 손흥민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손흥민이 공을 잡기만 해도 환호가 나왔다. 좋은 기회를 맞이하면 큰 함성으로 응원했다. 경기 중엔 토트넘, 뉴캐슬 팬 할 것 없이 손흥민 응원가인 ‘나이스 원 쏘니’(Nice One Sonny)를 함께 부르며 10년 여정에 대한 추억과 고마움을 전했다.
후반 20분 모두가 예상했으나 오지 않길 바랐던 순간이 왔다. 대기심이 토트넘 7번 손흥민의 교체 아웃을 알렸다. 토트넘 선수들을 비롯해 뉴캐슬 선수들까지 한데 모여 손흥민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손흥민은 단짝 벤 데이비스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토트넘 벤치에 있던 코치진과 선수들까지 모두 나와 손흥민을 맞이했다. 손흥민은 모든 사람과 일일이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팬들은 손흥민의 눈물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손흥민의 토트넘에서 10년을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이들의 약속이었다. 국내에서 손흥민이 토트넘과 나눈 아름다운 인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