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는 아프고, 랄리는 5타수 5삼진 굴욕' AL MVP 경쟁 '혼돈 속으로'
아메리칸리그(AL) MVP 후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가 각자의 난관에 부딪혔다. 둘 모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MVP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랄리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2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텍사스의 선발 투수로 나선 선수는 트레이드 데드 라인을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트레이드로 건너온 메릴 켈리. 랄리는 켈리의 바깥쪽 패스트볼에 속아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 말에도 랄리는 켈리에게 당했다. 이번엔 시속 88.1마일(약 141.7km) 체인지업에 속아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존에서 한참 벗어나는 공이었기에 안타까움은 더 컸다. 이어 6회에도 그는 켈리의 낮은 쪽 패스트볼을 바라만 보며 삼진을 당했다.
7회 바뀐 투구 대니 쿨룸에게도 삼진을 당한 랄리는 연장 10회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4-4 동점인 상황. 그의 장기인 홈런 한 방이면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로버트 가르시아의 슬라이더에 헛방망이를 휘둘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5타수 5삼진을 기록한 랄리는 이번 시즌 치른 경기 중 가장 좋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현재 아메리칸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에 오른 랄리는 저지와 함께 가장 강력한 AL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21시즌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이은 역대 2번째 포수 홈런왕이 유력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타격 성적도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랄리는 현재 109경기에 나서 타율 0.254 42홈런 88타점 OPS 0.962로 리그 홈런, 타점 전체 1위에 올랐다.
게다가 최근 저지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랄리의 MVP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MVP 배당 역시 이번 시즌 처음으로 랄리가 저지를 뛰어넘어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랄리의 후반기 성적이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다.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보였던 전반기에 비해 홈런 개수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타율 역시 15경기에서 0.226에 그쳤다. 홈런은 4개 6타점을 수확한 그는 저지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랄리의 부진은 저지에겐 기회다. 지난 26일 부상을 당했던 저지는 이르면 다음 주에는 지명 타자로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AL MVP 경쟁은 162경기가 모두 끝나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