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쉬었더니 돌아온 '못치리노스', 안현민도 막아 세울 수 있을까…LG '선두 추격' 위해 호투가 절실하다
오랜만에 시즌 초의 '못치리노스'로 돌아온 요니 치리노스가 LG 트윈스의 선두 추격을 도울 수 있을까.
치리노스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중요한 경기다. LG는 28일까지 시즌 55승 2무 40패(승률 0.579)를 기록해 2위를 지키고 있다. 선두 한화 이글스(57승 3무 36패)와는 3경기 차다. 지난 27일 경기에서 한화가 지면서 격차를 좁힐 기회가 왔으나 LG도 두산 베어스에 패하며 승차가 유지됐다.
그런 가운데 '난적' KT를 만난다. KT는 올 시즌 50승 3무 45패(승률 0.526)로 4위를 달리는 중이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 한복판에 있는 만큼 동기부여도 강하다. '10승 투수' 오원석을 내세워 1차전 승리를 노린다.
따라서 치리노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치리노스는 불과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비며 통산 75경기 20승 17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최지만과 한솥밥을 먹으며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그런 '빅 네임'이 LG와 계약하며 한국 무대를 밟았다. 팬들이 큰 기대를 거는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시즌 초만 하더라도 기대는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한동안 LG가 선두 자리를 달릴 수 있던 데는 치리노스의 역할이 컸다.
치리노스는 5월 6일 두산과의 경기까지 8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62(50이닝 10실점 9자책)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기준 KBO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2번째로 낮았다.
그런데 투구 패턴이 간파당한 것인지 이후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5월 13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전반기 나머지 10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5.46(56이닝 34실점)으로 급격히 성적이 나빠졌다.
피안타가 문제였다. 전반기 첫 8경기에서 0.186이었던 피안타율이 이후 10경기에서는 0.305로 폭등했다. 6월 6일 키움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6이닝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이닝 소화력도 떨어졌다. '에이스'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LG는 올스타전 휴식기를 전후해 치리노스에게 긴 휴식을 부여했다.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가지고 무려 17일은 쉰 뒤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치리노스는 6회까지 안타 1개만 내주고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에 한 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김진성이 승계 주자를 다 불러들여 실점이 3점까지 늘긴 했으나 치리노스의 투구 내용 자체는 준수했다.
6⅔이닝 3피안타 1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한 달 하고도 2주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치리노스의 시즌 성적은 19경기 112⅔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67이 됐다.
관건은 이번 KT전이다. KIA전을 앞두고는 2주 넘는 휴식 끝에 투구에 나선 것이라 공에 힘이 있었다. 이번에는 일반적인 선발 로테이션대로 5일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5~6월의 모습으로 돌아가선 안된다.
아울러 KT에는 안현민이라는 괴력의 타자가 있다. 수준 높은 싱킹 패스트볼을 던지는 치리노스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간 그대로 장타를 허용하고 무너질 수 있다. 구위와 커맨드 모두 제 역할을 해야만 시즌 초의 '못치리노스' 모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