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가 흔들리며 후반기 부진을 겪는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결국 보석함을 열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비롯한 복수의 현지 매체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투수 카슨 위즌헌트가 '택시 스쿼드'로 선수단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에 조만간 MLB 로스터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날 경기 후 직접 해답을 내놓았다. 위즌헌트를 내일(29일)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 선발 투수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190cm-97kg의 체격을 지닌 좌완 투수 위즌헌트는 2022 MLB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았다. 2023시즌까지 순조롭게 성장하면서 2024시즌을 앞두고는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유망주 순위에서 83위에 올랐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며 평가가 조금 내려갔지만, 올해는 타고투저의 환경 속에서도 18경기 97⅔이닝 8승 5패 평균자책점 4.42로 선방했다. 이에 파이프라인은 위즌헌트를 샌프란시스코 구단 내 유망주 순위 3위에 올려놓았다. 투수 가운데는 가장 높다.

위즌헌트는 지난 21일 선발 등판 이후 다음 경기를 준비하던 찰나에 빅리그 콜업 소식을 들으며 입단 3년 만에 첫 번째 꿈을 이루게 됐다.

샌프란시스코가 위즌헌트를 불러올린 이유는 간단하다. 선발진의 부진 탓이다. 이달 들어 샌프란시스코 선발진은 21경기 99⅓이닝 6승 10패 평균자책점 4.98로 흔들리고 있다.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9경기 33⅔이닝 2승 6패 평균자책점 6.95로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성적이 나쁘다.

'에이스' 로건 웹이 최근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9.39(15⅓이닝 16실점)로 매우 부진한 것이 뼈아프다. 여기에 안정감을 보여주던 랜던 루프도 지난 26일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대주로 불리던 헤이든 버드송은 2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못 잡고 5실점 하며 강판당한 뒤 트리플A로 보내졌다. '좌완 에이스' 로비 레이마저도 2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5실점으로 부진하는 등 '연쇄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후반기 9경기에서 2승 7패에 그쳐 시즌 성적이 54승 52패(승률 0,509)로 미끄러졌다.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순위표에서도 5위까지 내려 앉았다.

이에 마이너 무대에서 잠재력을 보인 위즌헌트를 콜업해 기회를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멜빈 감독은 "지난해에도 콜업을 고려했다. 위즌헌트는 우리 구단 최고의 투수 유망주라고 믿는다. 그의 투구를 보는 것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함께 뛰었고 올해 먼저 빅리그로 승격한 투수 카슨 시모어는 "훌륭한 체인지업을 갖췄다. 패스트볼도 좋고, 좋은 구종을 보유했다. 나는 작년에 (위즌헌트의) 거의 모든 등판을 봤지만, 상대 팀은 그를 잘 모를 것이다. 그는 좋은 투수다"라고 치켜 세웠다.